만들어진 악마
폴 캐러스 저, 이경덕 역 소이연 2011.10.31
“이 책을 읽었다면 인류 문명의 한 축을 이해했다고 단언한다!”
책을 출판한 소이연은 책 겉면에 이처럼 광오(狂傲)하고 자신만만한 문구를 넣었습니다. 과연 어떤 책이길래...
악마를 숭배한 역사는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어린 소녀를 신전이나 바다에 바치거나 악마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행해진 동서양의 다양한 의식들을 사례를 들어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실 우리 역사에도 국보 제29호인 신라시대의 에밀레종에 대한 여자아이 전설이 있습니다. 고대에는 큰 공사를 앞두고 이런 인신공양행위가 만연하였던 것 같습니다.
인도에는 많은 신들이 있다고 합니다. 세계 모든 나라의 신을 합하면 과연 얼마나 될까요? 그 많은 신들 중에 선한 신도 있고 악신도 있습니다.
이 책은 고대로부터 각 지역에서 섬겨지던 많은 신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각 지역별로 섬겨지던 다양한 신들을 소개하고 악마 숭배 행위와 악마의 쇠락에 대해서도 언급합니다.
다신에서 유일신으로 옮겨지는 과정도 언급합니다. 그리스도교로 대표되는 중세시대에 오면서 유일신 사상은 더욱 공고해 지고 교황청의 부패와 맞물려 다양한 악마가 만들어집니다. 특히 마녀사냥은 절정을 이루고, 교황청이 문서까지 만들어 마녀사냥을 방조 또는 응원했다는 사실은 참 아이러니합니다. 저자는 이런 역사적 사실들을 파헤쳐 결국 마녀사냥을 일삼던 그들이 진정한 악마였다고 고발하는 것 같습니다.
한국 국가대표 축구팀 서포터스의 공식이름은 ‘붉은악마’입니다. 1997년 프랑스 월드컵을 앞두고 우리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해 결성된 온라인축구 동호회가 시초입니다. ‘붉은악마’라는 문구 때문에 한동안 기독교계의 반발을 사기도 했습니다.
오늘날 악마는 영화나 소설에서 꼭 필요한 감초역할을 하고 있으며, 아이들조차 놀이로 삼는 유희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공정하지 못하고 한쪽으로 치우친 생각을 편견이라고 하는데, 편견은 생활환경 속에서 사회적으로 학습되어 간다고 합니다. 편견은 결국 사회를 병들게 하고 인류역사에 많은 폐해를 남기게 됩니다. 기독교인이면 평생 기독교관련 책만 보려고 합니다. 그것이 옳다고 어려서부터 가르칩니다. 불교는 불교서적만 보지 않을까요? 힌두교와 이슬람교 역시 그렇겠지요. 그래서 종교는 늘 세계의 화약고입니다. 결국 편견의 폐해라고 봅니다.
‘만들어진 악마’. 어둠을 이해하지 못하고 밝음을 안다는 것은 거짓말이겠지요. 선한 신을 알고 있다면 그 대립점에 있는 악신도 제대로 아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이 책은 출판사의 단언처럼 인류 문명의 한 축을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읽어볼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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