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포비아김진우 장편소설
소셜포비아 / 김진우 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미국과 소련으로 양분된 세계는 오랜 냉전시대를 겪었습니다. 냉전시대동안 미국과 소련은 무기증강, 특히 핵무기 개발경쟁을 하여 지구를 몇 번씩 멸망시키고 남을 핵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한 때, 세계는 미래에 대한 회색빛 절망에 빠진 적이 있고, 칙칙한 미래SF물인 영화와 소설이 홍수를 이룬 적이 있습니다.
SF소설로 등단하여 다양한 분야에 독특한 상상력을 발휘,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김진우씨가 우리나라에선 보기 드문 미래SF소설을 내놓았습니다.
더욱이 4개강 사업으로 인한 환경문제가 민감한 시대에 환경재앙이랄 수 있는 개연성 높은 태양의 거대한 폭발이후의 지구를 다룹니다.
어느 날 태양이 이상폭발을 일으켜 지구는 화염지옥으로 변했고 만년빙은 녹아내려 버립니다. 거친 파도가 해안가를 삼켜버리고 불안해진 지구는 곳곳에서 전쟁과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집니다. 결국 핵구름이 솟아오르고 지구는 숱한 생명들이 사라진 죽음의 땅이 됩니다.
시간은 흐르고 그 와중에 살아남은 자들의 지구생활이 시작됩니다. 선택된 사람들만이 사는 초과학 인공도시 ‘밀양림’과 이와는 달리 버려진 ‘바깥세상’ 사람들의 삶이 천국과 지옥처럼 전개됩니다.
주인공 유울모는 밀양림 주민이며 3년간의 바깥세상으로 파견근무를 나갔다가 돌아오면서 얘기는 시작됩니다. 귀환 인사차 할머니 집을 방문하였다가 그곳에서 조로증을 앓고 있는 ‘미즈마루’를 만나게 됩니다. 미즈마루는 상대의 마음을 읽는 능력을 갖고 있는데 이야기 내내 주인공과 관계가 이어지게 됩니다.
밀양림 시로부터 새로운 거처를 배정받아 집으로 돌아온 날 바로 위층에 거주하는 ‘미아보라’라는 여인의 방문을 받습니다. 그녀는 추한 얼굴과 꼬리를 갖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 주인공은 그녀에게 빠져들게 됩니다.
밀양림은 IT의 정점 기술이랄 수 있는 ‘신’이라는 중앙통제와 밀양림 곳곳을 관리하는 ‘천사’라는 로봇이 지키는 완벽한 천국 같은 곳입니다. 그러나 반체제 조직 활동과 붉은 돼지 공격 등 뭔가 불안한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급기야 시장이 암살당하는 일에 이릅니다. 또한 주인공 유울모와 그의 이웃 미아보라가 사건과 관련이 되고, 상황은 점점 복잡해져 갑니다.
‘소셜 포비아’는 ‘사회공포증’이란 의학용어로 다른 사람들 앞에서 당황하거나 바보스러워 보일 것 같은 사회 불안을 경험한 후 다양한 사회적 상황을 회피하게 되고 이로 인해 사회적 기능이 저하되는 정신과적 질환이라고 합니다. 제목도 어렵지만 읽는 내내 어렵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소설이야기를 전개하는 상황자체가 칙칙하기도 하지만 읽는 내내 가위에 눌린 기분처럼 벗어날 수 없는 안타까움과 답답함이 짓눌렀습니다.
그러나 ‘소셜포비아’는 전체적인 구성이 짜임새 있고, 탄탄한 이야기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또한 이런 분야의 소설을 좋아하는 마니아 계층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작품 같습니다. 다양한 상상력의 결과물로서, 또한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개연성 있는 문제작으로서 김진우님의 ‘소셜포비아’는 탄탄한 한 영역을 확보하리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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