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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졸업하고 우리나라 몇째 안에 드는 대기업에 한동안 근무했었고 해외연수도 다녀온 경험이 있습니다.
나이 40을 넘어 생활에서 영어가 쓰일 일은 거의 없는 것 같지만 난 새해 목표중 하나로 영어를 잡았습니다. 당연히 앞으로 영어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기 떄문입니다.

대기업에 다니는 동안 회사에서 많은 기회를 주었고 승진을 위해 새벽반, 저녁반을 끊으면서 학원에도 다녔지만 해결하지 못하고 지금 다시 시작하고 있습니다.

오늘 신해철씨가 인수위의 영어몰입교육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하며 몇가지 예를 들었던데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1. "미국에서 시민권, 영주권 따도 LA 한인타운 사는 사람 중 영어 못하는 사람이 수십만명.."
이것이 뭐 그리 자랑입니까? 1998년 유럽을 다녀온 적이 있었는데 현지에 사는 한인이 내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일본인과 한국인의 문제점은 해외에 나와서도 꼭 끼리끼리 모여서 산다고.. 그래서 현지인과 융화되지 못하고 따로 떨어져 문제라고..'
우리는 가끔씩 해외에서 성공한 한인들의 신화를 보고 들으며 존경하고 감탄할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한결같이 그 세계에 동화되어 그들과 함께 열심히 융화된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국내에서조차 끼리끼리 모이는 것이 많은 문제를 양산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오랜동안 국력을 좀먹고 있는 지역주의 아닌지요?
더불어 함께 의사소통을 하지 못하고 끼리끼리 살 때의 문제점은 정말 끔찍하게도 많습니다.

2. "우리나라가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던가, 호주 캐나다와 함께 영연방으로 들어가던가,..자진해서 식민지가 되라. 그러면 전국민이 영어를 할 수 있다..."
영어몰입교육을 하면, 영어를 누구나 자연스럽게 구사하면 미국의 식민지가 됩니까?
노르웨이에서 내가 만난(일로든, 그냥 거리에서든) 사람들은 영어를 너무도 자연스럽게 구사했습니다.
난 그때 일이 생각나서 몇일전  노르웨이 교육에 대해 검색을 해봤습니다. 그들 또한, 일정기간(고등학교 전과정) 영어교육을 하고 있었습니다. 노르웨이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북유럽 국가들이 영어를 자연스럽게 삶속에서 구사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 그들의 고유 언어가 사라졌을까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그러면 그들이 미국의 식민지입니까?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3."국회에서도 영어로 토론해서 표결에 부치라. 국회의원 중에 영어 한마디 못하는 사람이 수두룩한데…"
무식해도 너무 무식합니다. 그렇다고 어떻게 그들에게 그걸 요구합니까?
그들은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작금의 교육 토양에서 교육을 받으신 분들입니다. 그래서 영어를 못하는 분들이 수두룩한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지요.
그리고 국회의원은 국민의 여러가지 이해를 대변하기 위해 그 자리에 있는 것입니다.
공부잘하는 분들이 꼭 국회의원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사람은 다 압니다.
그런데 그런 분들에게 영어몰입교육을 하려면 당신들이 먼저 영어로 토론하라니...
분명한 것은 영어몰입교육을 통해 교육정책이 바뀌면 다음세대에 그 교육을 받고 자란 분들이 국회의원이 되면
영어토론도 가능하리라 확신합니다.

4. 관광수지 악화를 해마다 얘기합니다.
많은 분들이 해외로 나가지요. 그런데 그 분들이 해외에서 한국 가이드없이 여행을 하거나 비즈니스를 할 때 어떻게 할까요? 영어가 중요한 수단이 됩니다.
그런데 영어교육을 반대하는 몇몇 분처럼 그나라도 그런 영향으로 영어가 통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끔직하지 않나요?
관광이 발달한 나라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기본적으로 의사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떤가요?
유원지나 관공서, 백화점, 재래시장, 관광지에서 영어가이드가 딸린 단체 관광객이 아닌 일반 외국인이 편하게 여행할 수 있을까요?
유감스럽게도 영어로 설명해 줄 수 있는 곳이 별로 없습니다.
관광자원이 없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편하게 와서 누릴 수 있는 언어적인 벽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얼마전 신문에,
영어몰입교육에 대해 실무진에 있는 영어선생님들이 더 걱정하고,
 영어로 수업을 진행할 수 있는 선생님 비율이 절반도 안된다는 절망적인 기사가 실린 것을 본 것 같습니다.
아마 그들도 지금까지는 우리나라 영어교육의 문제점에 대해 입이 마르도록 누구보다도 역설했을 겁니다.
그런데 무책임하게도 그들 자신이 그 문제의 당사자이면서도,
그것으로 월급을 받으면서도 해결하지 않고 지금까지 지내온거죠.
영어교육을 담당하는 선생님들도 하지 않는 일을 앞으로 탁상공론만으로 해결이 될까요?

나는 내 아이들이 영어몰입 교육을 받아서, 아무쪼록 영어때문에 내 나이가 되도록 영어에 치이지 않고 살기를 정말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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